인텔에서 돌아가는 MACOS 를 실현하기 위하여, 주말동안 모종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가장 최적화 되어 있다는 ASRock사의 메인보드와 SATA 방식의 HDD, 그리고 8만원 가량의 셀러론 프로세서, 메모리.. 뭐 이정도를 목표로 했지요.그냥 편하게 집에서 주문을 하고 기다릴 수도 있었으나, 간만에 용산의 선인상가도 둘러보고 싶을 뿐더러, 용산에서 팔리는 다양한 DivX 플레이어들도 확인하고 싶었기에 직접 나섰습니다. 언제부터인가 Thinkpad하나로 버티면서 살아왔나 생각해봤더니... H/W 바뀌는거 안따라간지가 무려 3년은 훌쩍 넘어가는군요.. ( 결국 메인보드가 뻑났다는걸 확인하고, 아무것도 못해보고 일요일을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만...OTL... 내일 A/S 보낼예정 ... )

하핫.. MAC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 아니구요. 말하고 싶은 내용은 위와는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제목을 잘써야 한다는 블로그나라님의 글을 보고 "용팔이와 전자상거래"라고 이름을 지어봤습니다만... 쓸데없이 제목에 낚이신 분에게는 죄송..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변화가 용팔이 형님들 역시 비켜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실히 느낄수 있었습니다. 드러커 할아버지가 그랬었나요 ? 증기기관과 철도가 산업시대를 견인했다면, 정보시대를 견인하는 가장 큰 변화의 시작은 전자상거래가 될것이라고... 변화가 이미 용산을 바꾸어 버렸다는 증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인상가의 사람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토요일이 항상 피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시들하다, 불경기이다, 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줄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대신 한가지.... 택배 혹은 오토바이 운송을 위해서 대기중인 물품상자들이 주루루룩 늘어서 있다는 것... 저도 LCD모니터랑 키보드등을 전부 택배로 받아서 샀지요 ^^

# 인터넷에 고객접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가게들은 개점휴업상태
걸어가면서 공허하게 들려오는 용팔 형님들의 소리.. "견적한번 받아보고 가세요..." 그러나 "낚이는" 고객들은 거의 없습니다. 이미 인터넷에서 최저에 근접하는 가격에 확실한 고객서비스를 지원하는 가게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고객들... 주문한 상품을 단지 현금구매하러 가거나, 저처럼 새로운 물건들을 기웃기웃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지 않나 싶더군요.
그러나 인터넷매장의 오프라인 접점들인 아이코다, 고용산, IT컴퓨터 등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군요. 정말 돈을 긁어모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교하게 짜인 비지니스 프로세스... 주문을 받으면 흥정이 아닌 가격비교 사이트에 공개중인 경쟁력있는 가격들의 조합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결제가 끝난 시점에서 이리저리 걸리는 전화 혹은 전자주문.. 뒤이어 도착하는 부품들과 세금계산서.. 재고는 하나도 유지하지 않은채 실시간으로 부품을 조달받아서 고객들에게 인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반면 손님이 거의 뜸한 나머지 업체들은 정확히 두부류로 밖에 해석되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위의 중간유통업체들에게 물건을 공급하는 개별 제품에 특화된 공급선, 둘째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업체들, 조만간 다른일 하시거나 집에 가셔야 하는 수.많.은 분들.....

# Aron 키보드를 판매하신 소모품 전문점 아주머니와의 대화
"아주머니, 로지텍OEM TG마우스 주세요.." 라는 저의 물음에 19000 원이라는 대답, "어 왜 이렇게 비싸요... 17000원이면 사는데..." ... 이렇게 시작한 대화의 결론은.. "요즘 손님들은 전부 인터넷에서 가격을 알아보고 오기 때문에, 가격들을 미리 다 부르시는데 우리는 그러면 정말 마진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1~2천원이라도 붙혀서 파는 수 말고는 안파는 방법밖에 없어요."라는.... 인터넷이 없어지든, 우리가 없어지든 둘중의 하나가 될꺼라는 공허한 답이 돌아왔지요.. 동네 언저리에 들어선 까르푸때문에 없어져갔던 정겨운 동네수퍼의 전철을 밟게 되리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맘이 앞섰습니다.

# 조립업체 용팔이 형님들과의 대화
"이게, 다른데선 카드구매를 해도 77000원인데, 여기는 카드구매를 하면 90000원이라구요??? 82000원 카드주세요!", 이에 형님 가로되 "손님, 저희는 그러면 손해를 보게 됩니다. 팔고싶어도 팔수가 없어요."...."안파는것보단 그래도 파는게 낫지 않아요??" ...."죄송합니다.... 못팝니다." 라는 말과 함께 순진하게 이리저리 기웃거리시는 아주머니에게 생글거리는 눈빛으로 낚싯줄을 던지시는..... 아직 전자상거래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신 분들에게 온힘을 다하여 낚싯줄을 던지는 모습이란.... 선인상가 ICODA 에서 느꼈던 느낌의 정반대였지요.

정리하면 점점 더 이런 형상은 가속화 될것이며, 변화를 재빨리 감지하여 대형유통업체로 성장하고 있는 몇몇 업체들을 제외한 수많은 중간유통업체들은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가 되면 용산은 거대유통업자들의 깔끔한 오프라인 접점으로 변화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곁다리로 몇몇 전자상거래 옹호론자들은 이러한 오프라인 매장역시 필요없다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 사실, 전자상가 한편에 옥션에서 띄운 애드벌룬이 있더군요..옥션에 제2매장을 내십시오..이용고객 얼마, 하루 거래건수 얼마... 머 이런문구였는데 숫자는 잘 기억안남 )
그러나, 오프라인 접점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몇가지 대표적 이유를 들자면 다음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

1. 현실은 온라인도 오프라인도 아닌 혼성소비자들의 시대
Convergence Marketing 이라는 책에 잘 기술되어 있는 내용이기도 한데.. 전자상거래에 적합하도록 대부분의 제품들이 개량화되어 있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제품들 역시 많습니다. 예를 들면 키보드...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는 제품들이라도 직접 두드려 보기 전에는 어떤 느낌인지 알기 힘들뿐더러, 실제로 두드려 보고 눈으로 보고 사는것이 훨씬 좋은 품목들은 널려있게 마련입니다. 옷이나 가구, 자동차 이런것들이 대표적이겠죠 ? 물론 느껴보고 집에가서 가장 싼 인터넷구매를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수많은 이유로 온라인 전문업체의 오프라인 접점은 매우 훌륭한 낚싯줄입니다^^ "견물생심"이라는 말도 통하구요.

2. 무자료거래
실제로 많은 소비자층이 직접방문하여 부품을 수령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현금으로 사면 더 깎아주죠. 업체입장에서나 고객 입장에서나 윈-윈인 거래가 항상 있게 마련이죠. 비록 국세청에서는 안좋아하겠지만요.^^

3. 쇼핑의 즐거움
전 이부분을 가장 사랑합니다만... 모니터와 마우스로 세상과 대화할 수 있어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만져보고 체험해보면서 돌아다니는 즐거움 역시 절대로 무시할 수 없지 않을까요 ?? 연초에 새로 취임한 현대백화점 사장의 말이 떠오르네요. "현대백화점은 물건을 팔지 않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곳입니다." 새로운 미래의 경쟁패러다임은 고객과 회사의 공동경험가치창출이라는 프라할라드 아저씨의 말이 들리는듯.. 궁금하신 분들은The Future of competition을 읽어보시길

주말에 용산을 기웃거리고, 돈이 흘러가는 과정들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느낀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만, 머릿속으로 결론을 내어보려고 노력하자 정말 간단한 문장으로 정리되더군요.
"돈버는 방법은 정말 간단해..음...." ^^^
이 뒤에 숨은 수많은 의미들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PS: 내일 ICODA 오프라인 A/S센터에 퀵으로 컴터를 보내고, 몇가지 오더를 추가적으로 전화주문한뒤, 다시 퀵으로 컴퓨터를 돌려 받을 생각입니다. 정말 e-편한세상이죠^^ 내일 저녁이면 저도 MACOS 를 돌려볼 수 있을런지.... 기대됩니다.
Posted by CHESTER Ch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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