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가리고 숨었다고 하면 어쩌나.. 이 친구야.
이 작은 발이 어디까지 내딛어질지..
일요일 오후들어서 해가 좀 난다.. 바람은 여전히 세고..
5월의 한 일요일이 또 저물어 간다.
update:
이틀내내 비가 내린 탓인지 멀리 보이는 하늘도 선명해 보인다.
* 솔직해지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인간사라는 것이 나의 의지대로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와 의지들의 충돌이기 때문에 더더욱 어렵다. 세상이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첫째로 어려운 일이요.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는 것이 둘째로 어려운 일이요, 마음을 다잡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려는 것이 무엇보다도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한 과정중에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본인을 바로세우려면 그저 매순간 솔직한 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이 사람 저 사람 목적에 맞게 말과 펜대를 굴리다 보면 단 한번 어긋나는 거짓말 속에서 쌓아왔던 많은 것들이 무너진다. 겉과 속을 일치시키는 것이 어찌보면 가장 어려우면서 쉽고도 안전한 길일지도 모른다.초등학생과 글짓기
내 딸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의 이야기였다. 어떤 학교의 글짓기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간 적이 있었다. 선생이 선정한 글을 감수하는 역할이었는데 그 뽑아논 글이라는 것이 하나같이 쓸모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탈락시킨 글을 읽어 봤는데 주옥과 같은 글이 많은 것이었다. 그 중 하나가 <나와 병아리> 정도의 제목이었는데 이런 내용이었다.
"나는 병아리를 좋아한다. 할아버지 집에 놀러갔다 병아리를 받아와서 키우기 시작했다. 병아리가 커져서 똥도 많이 싸서 귀찮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가족들이 병아리가 너무 컸다고 잡아 먹자고 했다. 나는 절대로 안된다고 했는데 어느날 학교를 다녀왔더니 병아리가 없었다. 나는 울며 불며 난리를 쳤다. 어머니가 밥을 먹으러 오라고 했지만 안 먹겠다고 소리를 쳤다. 저녁이 되자 배가 너무 고팠다. 밥을 먹으러 오라고 하여 굶어 죽을 것 같아 갔더니 닭고기가 있었다. 닭고기를 먹었더니 너무 맛있었다."
이런 좋은 글을 왜 탈락 시켰냐고 선생에게 물어봤더니 앞뒤가 안 맞는 글이라 탈락시켰다는 것이다. 병아리를 좋아했다면서 닭고기를 먹었을 때 맛있었다니 이런 논리가 안 맞는 글을 어떻게 뽑을 수 있냐는 것이다. 이런 선생은 학교에 있지 않는 게 좋다.
생각해 보라. 아이가 두 끼나 굶었으니 얼마나 배가 고팠겠나. 그런 상황에 맛있는 닭고기를 먹었으니 맛이 있지. 그런데 그걸 선생의 입장에서 끼워 맞추니 논리가 안 맞았겠지. 좋은 글이란 게 그렇게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인데 기존 교육 풍토는 그런 걸 나쁘다고 몰아댄다.
1. 블로그가 가져온 미디어리더십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질문의 주제가 상당히 넓은데, 물론 좋게 생각함.
역사적으로도 정보전달에 있어서 새로운 도구의 탄생은 새로운 미디어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인쇄술이 나왔을때 그랬고, 라디오, 티비가 나왔을 때도 그랬다.
그러나 인터넷 이전까지는 단방향 전달성에서 그 속도를 높이고 범위를 넓히는 데에 중점이 되어 왔다면,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는
'양방향성' 에 그 핵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변화가 온라인이 가져온 미디어 리더쉽의 변화라고 한다면, 좀더 범위를
좁혀서 블로그가 가져온 변화는 미디어활동에 있어서의 참여 주체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작은 참여개체인 '개인'의 레벨까지 떨어뜨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와의 합의도 없이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실시간적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으며, 주변인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기존의 집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속도로 담론을 형성해간다. 참여의 장벽을 낮추었고, 그 소통의 속도를 매우 빠르게 하였다.결론적으로 한명의 어떤 권력자가 아닌 개인들의 합, 이바닥 용어로 소위 집단지성이 여론을 형성할 수 있게 된 점이 블로그의 가장 큰 공헌점이라고 생각한다.
2. 수평적인 블로고스피어에도 소위 파워블로거, 인기블로거 등을 위주로 한 쏠림현상 내지는 권력구조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한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수평적인 사회에 살고 있지만 쏠림현상 내지는 권력구조가 존재한다. 블로그스피어도 사람사는 동네인데 당연하지 않나 ?그러나 현재 소위 파워블로거들의 권력구조가 완성점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블로고스피어가 아직 극 초창기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을수록 first mover effect 는 힘을
발휘한다. 즉, 초창기에는 자신이 네트웍의 일원이 되기보다는 네트웍 자체를 형성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초기효과는 더 많은 연결들을 만들게 되고, 이는 밖에서 바라보는 제 3자의 관점에서 봤을때는 무너뜨리기 힘든 권력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장 먼저 움직인 사람들이 더 많은 연결들을 가지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더 많은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월마트에서 똑같은 가격의 물건을 살때에도 웬지 살짝이라도 오래된 브랜드가 있다면 주저없이 선택하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오래된게 좋은거고 써본 사람이 좋다고 하는게 좋은거니까.
그러나, 시스템이 초창기를 넘어서서 상승기를 거쳐 완숙기에 이르는 사이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될 가능성이 있다. '적자' 즉, 'most fit' 이 등장하게 된다. 블로고스피어에 있어서의 적자는 이미 사회에서 적자가 된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다. 이미 오프라인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사회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미 인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네트웍에
합류하였을때에 큰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적자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재편이 일어나게 될 것이고 기준 자체가 우리가 현실사회에서
느끼는 권력구조와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아마도 블로그 운영을 통해서 브랜드밸류 축적/직접적인 자본등의 수확 등 ROI 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이미 미치고 있다고 봐야하나 ?
3. 기업이 기존 블로거들을 PR이나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있어 주의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하나의 '글' ( 물론 사진/동영상 다 포함되어 있겠지만 ) 로 표현되는 컨텐츠가 과거랑 다른 점이 뭐가 있나 ? 까페의 글이나 블로그의 글이 그 형태나 구성에 있어서 뭐가 다른가 ??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블로거' 하면서 여기에 사람, 특히 '개인'이라는 개념을 집어넣게 되면 대단히 신기한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이
사람들이 그 블로그를 자신의 정체성과 일치시키는 현상들을 흔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대단히 전문가들이며,
자존심이 세고, 정정당당함/비영리 등을 honor code 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블로그를 존재하게 하고 의미있게
하는 것은 주변의 social network 과 진배 아닌데, 이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법이 전문성, 진실성,
투명성 뭐 이런 아름다운 키워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기업활동을 하면서 영업을 할때에도 '사람'을 봐가면서 한다. 부패한 사람에게는 돈을 먹이고, 누구에게는 아부를 하고,
누구에게는 원칙대로 정정당당하게 한다. 그런데 이 블로거라는 사람들이 마지막 부류일 수 밖에 없음을 잘 생각해야 한다. 그
블로거를 그 블로거이게 만드는 기작이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reputation 임을 잘 인지해야 한다. 그렇다, 블로그는 정보와 지식과 명예를 매개로 하는 SNS 이다.
그래서 돈줄테니 써라. 돈먹고 어떻게 그런 포스팅을 할 수 있냐.. 라는 접근은 모든 필요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치는 약이다.
'진실' , '솔직' , '대화' , '존중' 이런 키워드를 가지고 이야기해라.
오히려 그런 것들이 가장 소중한 마케팅 자원이다.
4. 블로그 외에 뉴미디어에 있어 중요한 도구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향후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소위 뉴미디어라고 이야기 하는 것 중에 제목/본문/저장하기 ..... 패턴을 벗어난 것을 아직 못 본거 같다. 최근에 제목생략을 많이 본것 같고.
모바일이 locative-information 과 연합하여, 완벽한 지역미디어를 만들어내기 시작할때, 여기에 사용되는 도구와 작은 규모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들을 주목해야 될것이다. 모바일/온라인 구분이 모호해지는 feature-phone 같은 smart-phone 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을때가 또다른 기회점이 있을 것 같다. 온라인은 실물을 무한정 multiply 할 순 없다. 적절한 승수가 있을텐데, 그것이 그리 크다고 보진 않는다. 역설적으로 점점 더 현실이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새로운 변화들이 많이 탄생할 것이다.SNS, Media, Commerce, Experience 까지...
5. 블로그의 3년 뒤 모습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블로그는 이제 commodity .. 다른 결정변수들로 눈 돌려야.
개인들이 인터넷에 자신들을 대표하는 접점들로 사용해 가는 성향들이 증가함에 따라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더 자연스러워 질것이다.단지 글쓰는 도구를 넘어서서, 개인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접점화하는 경향이 강해질텐데.. 개인단위의 미디어 기업이 생기고, 여행준비포럼이 생기고, 하루짜리 이벤트 블로그가 생기고... 블로그는 이래야 된다라는 특성이 점점 더 사라질 것이다. 워드 살때 우리는 기사성(미디어성) 글만 쓰려고 사는 건 아니니까.
지금이야 통검, 까페, 미니홈피지만... 뭐 따지고 보면 다 홈페이지 아닌가? MS word 같은 위치가 되지 않을까. 90년대 중반 윈도우 3.1 의 등장과 함께 범람하던 워드프로세서 회사 사장님들이 "왜 우리가 짱인가?" 라는 기사들로 쭈욱 배열되어 있던 기억이 난다. 거의 비슷했는데, 어떤면에서는 아래아 한글이 훨씬 좋았고..그런데 왜 MS word 가 짱먹었을까 ? 우리 모두의 심한 불운때문에 ??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심하게 일반화하면) ppt 랑 xls 랑 함께 있어서 그랬다.블로그에 있어서 그게 뭘까 ?? 블로그에서 ppt 와 xls 를 찾는 사람이 모든 first mover effect 를 이겨낼 것..
6. 촛불문화제를 통해 알 수 있듯이(예컨대 조중동에 광고를 게재된 기업들에 대한 항의 등), 이제 시민들은 기업의 경제활동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런 현상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긍정적인 변화는 정정당당한 기업은 (착한기업이라는 말은 안 쓰겠음.) "고객가치"를 돈 안들이고 관찰할 수 있는 무한 기회를 얻게 된 것. "고객관점"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있는 회사라면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은 장사하기 빡빡해진것. 적당히 해서 먹고 사는 시대가 끝난듯..
어느분야던지 초창기에는 화려한 다양성을 경험하게
되지만, 아주 빠른시간안에 1등 즉 최적자가 독점하고, 나머지는 죽어가는 운명에 처하게 될 것. 결국 이러한 미디어의 민주화가
엄청난 다양성을 창발시키지만, 역설적으로 아주 빠른 시간안에 다양성에서 최적의 후손을 선택해버리게 되는 양상. 다양성은 적자를 아주 빠르게 선택하기 위한 절차에 불과해질 것, 다양성이 없는 것 자체를 잘못되었다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생각함.
불과 10년전에 거시경제 배울때만 해도 경기10년순환론 배웠는데 아직도 그렇게 가르치려나 ? 참 피곤한 일.
7. 어쨌든 앞서 질문한 내용은 피할 수 없는 방향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요?
20년전 사진을 구하기 힘들었다.
피플투의 첫화면
우리 경민이의 웃는 얼굴처럼 말이다...
PS: '사장'이라는 토픽을 꺼내놓고 보니... 더 재미난 일들을 하고 싶어졌다. 4우편함 등을 뒤져서, 현대백화점, 롯대백화점 이나 각종 카드회사 영수증을 편취한다. ( 방법이야 너무 쉽죠. 우체통 열고 가져가면 되니까. ) 그리고 나서 전화를 한다.. 구체적인 사용사례까지 들어가면서 "언제 어디서 얼마얼마 쓰신거랑.. 기억나시죠 ?? 이게 입금처리가 안되서, 오늘까지 입금 안해주시면 연체처리 되서 ... 신용불량자로 등록될 수도 있고.. " 라는 말을 뱉어내며, "뭐 그런 경우가 다 있어요?? " 라고 하면 "요새 신용관리가 빡빡해져서 저희도 어쩔수 없습니다." 뭐 이런 말을 합니다.
사업화 아이디어도 떠오르는군요.. ..